불안 극복기

우리 아들은 아기때 부터 불안감이 심했다. 사람은 물론이고, 환경, 물건, 장소, 음식등 새로 대해야 하는 모든것을 힘들어 하고 두려워했다. 십대가 된 지금도 옷이나 신발은 매일 똑같은 것만 착용한다.  한 서너살 즘 내가 입던 낡은 잠옷을 버리려고 한곳에 모아 두었는데, 그것을 들고 냄새 맡고 있는 아이를 보고 더 오랫동안 그 잠옷을 버리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아이를 지켜보는 나는 안스럽기도 했고, 안절부절 하기도했고, 때로는 짜증스럽기도 했다. 자라면서 새로운 운동이나 악기를 배우는 일도 아이는 정말 싫어하고 울고불고 하면서 불안해 했기 때문이다.

입양으로 9개월 됬을때 만난 우리 아들이 처음 집으로 온날, 아이가 쉬지않고 울며 불안해 했던 그 눈빛을 잊을수가 없다. 나는 불안해 하는 아이를 안고 밤을 새운날이 수없이 많았다. 사람들은 불쌍한 아이가 부모 만났는데 뭐가 두려우냐고 했지만, 어린아이라도 자신이 있던 익숙한 환경에서 송두리째 빼내어 지고,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바껴버린 사람들이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까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태어났을때 병원에서 기관으로, 위탁가정으로 그리고 가정으로 오기까지 아이는 이해되지 않은 많은 헤어짐을 경험했을것이다.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려고 침대에서 프리스쿨 다닐때 까지 데리고 잤다. 큰아이들 둘은 태어나자 마자 자신의 크립에서 떨어져 재웠는데, 셋째인 아들은 한 침대에서 엄마아빠의 숨결을 느끼고 냄새를 맡으며 지냈다.

자라면서도 엄마,아빠와 떨어지는것을 심하게 두려워 하고 불안했던 아들은 널서리간 첫날 목을 놓아 울며 안그래도 아들에게 약한 엄마의 마음도 불안하게 만들었다. 혹시 우리 아이가 다른 장애가 있는걸까?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짜증스러울때도 많았다. 4살쯤 운동을 시키면 좋아질것 같아서 축구 클라스에 등록했는데 엄마옆에 붙어 앉아 울기만했다. 넓은 잔듸에서 뛰어 노는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면 옆에 앉아 있는 우리애가 못나보이고 걱정이 됬지만, 여덟번 클라스중  일곱번은 계속 내 옆에 앉아 울기만 했다. 그래도 나는 굴하지 않고 시간 맞춰서 꼬박꼬박 데리고 갔는데, 마지막 여덟번째  클라스 때는  주춤주춤 나가더니 골인하는 기쁨을 경험했다. 일곱번 클라스 동안 울기만 하는 아이를 지켜본 코치와 다른 부모들이 함께 기뻐 뛰며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었더니 우리 아들의 수줍어 하며 웃던 그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래서 그후 10년 넘게 계속 축구를 해오고 있다.  그날 나는 내 자신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포기하지 않고, 화내지 않고, 시간 마춰서 데리고 오길 잘 했다고 격려해주었다.

아들은 틴에이져가 된 지금도 새로운 것에 대해 불안감이 많다. 미리 미리 이야기 해주고 여러가지 감정들에 대해 설명해 주고, 예측상황들에 대해 설명해 주어야 그마나 안심하는듯 보인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것은 아이가 불안해서 싫다고 않한다고 반응해도 부모는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것, 그리고 후에 그것봐~괞찮았지? 라고 확인시켜 주는것이다.

근래 극복해낸 두가지 두려움, 주유소에서 게솔린 넣기 와 식당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식 주문하기이다. 수줍어서, 그리고 실수할까봐 두려워서 하지 못하던 우리아들. 다 큰애가 그런 사소한 일도 못하는게 자쯩나서 툭툭 거리던 엄마,아빠의 목소리 톤에서 더 움츠러드는 아이. 자신이 뭘 원하는지, 어떻게 표현하는지 생각해 볼수 없을정도로 자신감 없고 두려운 아이. 신경질만 부리며 왜 그것도 못하냐고 바라기만 할게 아니라 훈련을 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미들스쿨즘 이었을까? 힘들게 힐하시던 부모님과 오래간만에 기분을 내려고 페밀리 레스토랑에 갔다. 그런데 내가 실수로 컵을 쳐서 물이 쏟아지며 옆 테이블까지 튀었다. 민망해진 아버지가 나를 못마따한 표정으로 쳐다보시는것을 옆눈으로 이미 감지하고, 옆에 앉으신 분들께 죄송하고, 어찌할바 모르는 어린내가 우물쭈물 거리며 있는데, 아버지는 참지 못하고 옆에 있는 분들께 "쏘리" 하지 않는다고 큰소리로 나를 나무라셨다. 저녁식사는 나의 실수로 엉망징창이 되서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고, 나는 내 방에 쳐 밖혀서 못난 내 자신을 한탄했다. 그후 부모님이 외식하러 가지고 하면 그때 일이 떠 올라서 싫다며 집에 있겠다고 했었다.

주유소에 차를 세우고, 싫다는 아들을 불러세워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하나하나 천천히 설명해 주며 아들이 직접 주유하게 도와줬다. 크레딧 카드 넣고 빨리 빼주고, 그레이드 선정하고, 펌프빼고 넣고, 영수증 프린트 까지 완료! 그것봐? 쉽지? 넌 할수 있다니까? 아들이 빙그레 웃는다. 그후 부터 주유소 가면 넌 혼자 해볼래? 끄덕이며 한번 해보겠다는 기특한 아들, 이젠 두려워 하지 않고 전문가 처럼 주유하고 나는 카드만 꺼내 주면 아들이 다 해준다. 넘~편하다.

식당에 가면 뭐 먹을지 고르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 자기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먹고 싶은게 많아서라기 보다 자신의 선택에 자신감이 없어서 일것이다. 그리고 엄마,아빠가 대신 주문해 주기를 원한다. 혹시라도 웨이트리스가 자신의 말을 못 알아 들을까봐서 인거같다. 옆에 앉아서 속삭이며 무었을 먹을지 정하게 도와준후 이렇게 말하면되 하며 연습 시켜준다. 다행히 서빙하는 분들은 친절해서 아이가 소근소근 말해도 잘 알아들어 주신다. 드라이브드루에 줄이 길면 나는 어~엄마 시간 없는데 네가 들어가서 사와야 겠는데? 라고 한다. 처음엔 싫다고 절대로 안들어간다고 뻐팅기는 아들때문에 그냥 돌아온적도 꽤 있었다.  이제는 먹기 위해서는 식당 안으로 자신이 들어가야만 한다는것을 감지하고 거스름돈도 영수증과 잘 챙겨서 오는 아들이 되었다. 요즘엔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그 볶잡한 주문도 잘  처리해서 받아들고 오는 대담하고 듬직한 아들이 되었다.

두려움은 (fear) 지난 경험들을 통해 느끼는 건강한 감정일수 있고, 또 우리를 조심스럽게 만드는 감정일수 있서 꼭 필요하기도 하다. 불안감 (anxiety)는 근거없이 우리를 가두어 버리는 참 힘들게 하는 쇠사슬 같은 감정이다. 두려움 이나 불안감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무기력하게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감정들로 부터 숨기보다는 대면해서 연습과 반복을 통해 극복해 보려는 노력을 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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